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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가 정령이란 걸 숨겨야 하니 바람을 쓸 수도 없고 괜히 달려가다가 들키면
입장이 곤란해진다. 그러니까… 그냥 지나가던 사람 흉내를 내자. 하하하~!
난 아무것도 몰라. 그러니깐 난 아무것도 못 봤어. 그냥 태연한 척 지나가는
거야. 그렇게 마음속으로 결정하곤 비지땀을 흘리며 슬그머니 걸음을 옮기려는
순간 금발머리 남자가 나의 팔을 확 채어갔다.

” 넌 뭐냐? ”

끄아악~~! 침착해~~! 자자. 심호흡을 하고. 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야.

” 에..? 다..당신은 누구신데요? ”

조..좋아.. 이렇게 나가는거야. 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야. 그럼.
속으로 수없이 자기최면을 걸고 있을 때 흑발머리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다가오더니
금발머리 어깨를 탁 쳤다.

” 야. 왜그래? 신경이 예민해졌다? ”
” ………….. ”

금발머리는 잠시 나를 매서운 눈초리로 쏘아보더니 슬며시 나의 팔을 놓았다.
하아. 사..살았다.

” 이상하군. 누군가 바람을 부렸는데.. ”

…….쿵! 순간 뜨끔한다. 나..난 정령이지만..지금은 바람이 뭔지도 모르는 정령
이야. 암. 그렇게 생각하곤 얼른 자리를 떳다. 휴우. 십년감수할 뻔 했네.
괜히 건들였다고 생각하며 막심한 후회를 했지만 더더욱 후회스러운 건
사람들 이목때문에 주인님을 레즈라고 칭한 그들을 혼내주지 못한 것이였다.
기분이 나빠진 나는 놀지도 않고 바로 드카상단으로 가서 온갖 신경질이란
신경질은 다 부린 다음 약간은 풀린 기분으로 성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.

” 제 1왕녀 후르노 센 리아르크 공주님의 19번째 생일축하 파티를 시작하겠습니다 ”

하얀수염을 주렁주렁 기른 왠 남작이 기다란 양피지를 읽으며 우렁차게 소리쳤다.
그러자 거기에 맞추어 빵파레가 울렸으며 수많은 나팔들이 하늘을 향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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